다르지만, 틀리지 않은 비비지 VIVIZ : 아이돌 탐구생활

Translate:  

여자친구, 그리고 비비지 VIVIZ

여자친구의 해체 후, 세명의 멤버가 비비지 VIVIZ로 데뷔하면서 BOP BOP! 을 들고 나왔을 때, 저는 좀 아쉬웠습니다.
여자친구를 좋아했던 입장에서, 여자친구와는 너무 다른 음악에 낯섦을 느낌과 동시에 이제 더 이상 여자친구는 없구나 하는 생각에 많이 서운했습니다.
멤버가 줄어든 이유도 있겠지만, 비비지 VIVZ가 하고자 하는 음악이 여자친구 때와는 명확하게 다르다는 것을 바로 느꼈습니다.

image 3

비비지 VIVIZ 의 멤버들, 왼쪽부터 은하, 엄지, 신비

그리고 한 편으로는 비비지가 과연 여자친구 때의 영광을 회복할 수 있을까 하는 부정적인 생각도 들었습니다.
메인보컬인 유주, 버라이어티 멤인 예린, 대한민국 3대 미녀(ㅋㅋ) 소원이 빠진 멤버로는 전반적으로 걸그룹으로서의 중량감이 너무 약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네, 물론 저 혼자만의 판단이었습니다.

처음엔 제 예상대로 비비지 VIVIZ가 여자친구라는 후광을 업고도 좀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여자친구 초중반의 청량 청순을 기대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여자친구가 후반부에 보여주었던 음악들과 궤를 같이 하는 음악을 내심 기대하고 있었는데, 멜로디 라인 보다 비트를 강조하는 BOP BOP! 같은 음악을 들고 나왔을 때 당혹스러웠습니다.
아마도 여자친구의 음악을 좋아했던 팬들이라면 이 시기에 익숙하지 않은 비비지 VIVIZ의 음악을 들으면서 혼란을 많이 겪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름을 인정하니 달리 보이는 비비지 VIVIZ

멤버들도, 팬들도 비비지 VIVIZ 가 여자친구를 잇는 그룹임을 명확하게 하고 있기 때문에 더 그랬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여자친구의 음악과 비비지 VIVIZ 의 음악을 구분하지 않았고 그로 인해 의도하지 않았던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비비지 VIVIZ 의 음악 스타일이 익숙해 진 것인지 어느새 저도 듣는 그대로 그녀들의 음악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될 때 쯤에 MANIAC 이 역주행을 하게 됩니다.


역주행이라고 표현 했지만, MANIAC은 어느 정도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하고 있었던 곡입니다.
이전에 비해 한결 멜로디컬한 곡이기도 하고, 활동 전에 퀸덤 등의 방송 활동을 통해 기대감을 많이 끌어올린 직후의 활동이기 때문입니다.
23년 11월에 발표해서 바로 순위권에 들지 못하고 12월 부터 순위가 상승했기 때문에 역주행이라고 표현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포텐이 조금 늦게 터졌다 라고 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 매니악 댄스 챌린지가 유행한 것은 기대 밖의 일이긴 했지만요.

아무튼, 비비지 VIVIZ 가 여자친구의 음악을 잇지 않았다 라는 관점이 아니라, 여느 걸그룹들 처럼 데뷔하고, 자리잡는 과정이었다 라고 생각하니 비비지 VIVIZ 의 음악들이 다르게 느껴졌습니다.
비비지 VIVIZ 자신들만의 음악을 쌓아가는 과정이었는데 계속 여자친구의 모습을 원하는 저 같은 사람들 때문에 혹시나 흔들리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비지 VIVIZ 만의 비비드한 음악적 컬러

역설적이게도, 생각이 바뀌고 난 다음 가장 인상적으로 기억에 남는 노래는 BOP BOP! 이었습니다.
새로 데뷔한 걸그룹의 노래라고 생각하면… 처음 들었을 때 부터 뇌리에 남을 정도로, 엄청난 완성도와 멤버들의 수준에 분명히 감탄했을 곡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 일지도 모릅니다.
당시 데뷔 8년차 가수들의 곡이고, 쌓인 경험치를 한껏 뿜어내는 곡이니까요.

그리고 이후 다른 앨범들의 타이틀곡 위주로 들어보고 있는데, 비비지가 매 앨범 계속해서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 가지 음악적 컬러에 매몰되지 않고, 다양하고 비비드한 색깔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구나 싶더라구요.
여름의 새파란 느낌을 표현한 앨범과 곡들도 있고, 짙은 밤을 닮은 끈적한 곡도 있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시도들을 통해 비비지 VIVIZ 스러운 음악을 만들어 나가고 있었습니다.


다르지만, 틀리지 않은 비비지 VIVIZ

이제는 분명하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비비지 VIVIZ 의 음악은 여자친구 때와 다르지만, 틀린 것은 아닙니다.
비비지에게서 여자친구의 음악을 찾던 저도 시간이 지나면서 그녀들의 음악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고, 그녀들도 네 장의 앨범을 내는 동안 비비지 VIVIZ 만의 음악적인 색깔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역량은 데뷔 때 부터 충분했던 그룹인 만큼, 이제는 터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MANIAC에서 한 번 터뜨려 보이기도 했구요.

앞으로 비비지 VIVIZ 가 얼마나 새로운 모습들을 더 보여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젠가 여자친구로서 여섯 멤버들이 모이는 모습도 기대를 해 봅니다.


페드로정의 추천곡

첫 번째 추천곡은 비비지 VIVIZ 팬들은 이미 띵곡으로 꼽는 곡인 것 같습니다.
“LOVE LOVE LOVE” 입니다.

저는 이 곡을 MANIAC 에서 보여준 사랑의 시작점 같이 느꼈습니다.
MANIAC이 사랑이 끝나가는 과정을 극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면, LOVE LOVE LOVE 는 사랑이 시작되는 시점의 마음을 극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다음 추천곡은 사실 비비지의 곡은 아닙니다.
제가 재미있게 봤던 드라마, “선재업고튀어” OST 중에 엄지가 부른 “이 마음을 전해도 될까” 입니다.
이 곡을 굳이 고른 이유는, 제가 엄지의 장점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지게 해 준 곡이기 때문입니다.

엄지 목소리가 이렇게 예뻤나 하고 몇 번이나 다시 듣다 보니 어느새 노래 자체에 빠지게 될 정도의 곡입니다.

비비지 VIVIZ 앨범이 나온지 좀 됐으니까 별 일 없으면 조만간 월드 투어가 끝나면 컴백관련 소식이 들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음 앨범은 어떨지, 음악은 어떨지 기대가 많이 됩니다.

다양한 아이돌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