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원 이야기 2 : 빨래를 정복하는 자, 고시원 삶을 정복할 것이니.


고시원의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빨래 입니다.

예전 대학교 기숙사에서는 학교 근처 빨래방에서 빨래 종류에 상관 없이 3kg에 3천원 이라는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으로 빨래를 해결 할 수 있었지만, 삼성역 주변 세탁소의 시세를 알아보고 난 후, 빨래는 직접 하는 것으로 결정 했습니다. 셔츠 한 벌에 3천원이라니! 그 돈이면 대학교때 여름 1주일치 빨래를 할 수 있는 돈인데!!! 

빨래가 이렇게 손이 많이 가는 일일 줄이야!!!
일주일에 평균 두 번 정도 빨래를 돌립니다. 여름이라 속옷이며 셔츠며 하루 입고나면 세탁망으로 직행!! 고시원에서 빨래를 하려면 세탁망은 필수 입니다. 티셔츠나 속옷 같은 것들을 손빨래 해도 되지만, 좁은 공용 샤워실에서 손빨래를 한다는 건 그리 녹록한 일이 아니더라구요.
 

싸구려 세탁망 하나를 찢어먹고 새로 구입한 고급 세탁망
보드라운 고급 망을 만지고 있노라면 부르주아가 된 기분입니다.

세탁망 하나면 티셔츠 목 늘어날 걱정 없이 빨래 OK!!!
세탁물 종류별로 세탁망을 구비하는 건 고시원 생에게 그야말로 사치일 뿐입니다. 그냥 큰 세탁망이면 충분합니다. 셔츠도, 속옷도, 양말도, 티셔츠도 모두모두 한큐에 세탁망에 넣고 덜덜덜덜.

부지런한 사람이라면 세탁기를 돌리는 행위나 빨래를 너는 행위 자체는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용 세탁기를 사용하기 위한 기다림은 부지런한 이에게도 똑같은 인내를 요구합니다.

특히, 올 여름 처럼 일주일에 5일씩 비가 내리는 이런 상황이 되면, 맑은 날은 하루 종일 돌고 있는 세탁기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무리 시설이 좋은 고시원이라도 세탁기만큼은 대부분 공용이기 때문에 피할 수 없는 고난과 역경 되겠습니다.

저는 주로 새벽시간을 이용해서 이런 문제를 회피합니다만, 고시원 구조에 따라 새벽에 세탁기를 돌리면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으니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겠네요.



자, 어떻게 어떻게 세탁까지 마무리 했다면, 이제 건조를 시켜야 합니다. 제가 서식하는 삼성동 둥지 고시원에는 옥상이 있어서 빨래를 널기에 충분한 공간이 확보되어 있지만, 장마 끝난 후라던가 토요일 아침 같이 빨래가 몰리는 시간대에는 빨래를 널 공간도 마땅치 않습니다. 흐규흐규.

제 방엔 천장에 옷걸이를 걸 수 있는 봉이 가로지르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에 그 봉을 보고 “턱걸이라도 하라는 거냐!!” 라고 생각했지만, 첫번째 빨래를 마치고 우리 고시원 원장님의 세심한 배려에 큰 감동을 했습니다. 물론 방에 빨래를 널기 위해서는 몇가지 어려움을 감수 해야 하지만 빨래 분실의 위험이라던가, 기껏 빨아놓은 빨래가 비를 맞는 등의 천재지변을 생각해 보면 방안에 빨래를 널 수 있다는 것은 고시원 생활의 큰 축복입니다. 고시원 방의 구조상 방안에 빨래를 널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더라구요.

방안에서 빨래를 말리려면 주의 할 것 몇가지.
1. 창문 없는 방에서는 시도 하지 마세요. 창문 없는 방에 빨래를 널면 방 안의 습도가 올라가면서 빨래가 마르기 전에 쉰내가 날 확률이 높습니다. 2평짜리 방에 빨래 쉰내가 난다고 생각해 보세요.
2. 빨래를 널어놓고 섬유 탈취제를 뿌려주세요. 꼭 쉰내가 아니더라도 빨래 특유의 냄새 때문에 섬유 탈취제를 미리 뿌려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선풍기 필수! 창문 열고 선풍기를 돌려줘야 쉰내가 날 가능성을 최소화 시킬 수 있습니다.

뭐 이렇게 해도 장마철엔 가끔 다시 빨래를 돌려야 할 상황이 생기더라구요 ㅠㅜ

빨래를 무사히 말렸다고 끝났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 끝판왕 다림질이 남았습니다. 본가에서 생활 할 때는 다림질은 커녕 세탁기도 돌려본 일이 없었기 때문에 다림질은 미지의 영역!!! 첫 다림질 때 셔츠 한 벌 다리는데 30분 가까이 걸린걸 생각해 보면…OTL 요즘은 그냥 아침에 일어나서 그날 입을 셔츠 한 벌만 한 5분만에 대충 다려 입고 나옵니다.

고시원 생활을 준비하시는 직장인들을 위해 조언 하나 해 드리자면, 셔츠는 절대로 잘 구겨지지 않는 합성섬유 혼방으로 구입하세요. 대충 다려도 입을 만 합니다. 면 100% 셔츠는 다림질 하는데 힘도, 시간도 두배!!!

한참 글을 쓰다보니, 오늘 빨래를 돌렸어야 하는데 안돌린 것이 기억났습니다. 하지만 내일 입을 셔츠는 있으니까 그냥 잘 생각 입니다. 귀찮아요. 귀찮아. 

다음 글은 “여성들에게 고시원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정도로 써 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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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mments

  1. 뻬드로~ 힐스테이트 아파트 앞 상가에 있는 빨래방 (프랜차이즈 있잖아요~) 거기 셔츠한장에 980원이래요 ㅋㅋ 오늘 빨래 맡기고 왔거등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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