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 리뷰, 위드블로그 : JAZZY IVY – ILLVIBRATIVE MOTIF


아주아주 오랜만에 음반에 대한 리뷰를 쓰려고 키보드에 손가락을 얹었습니다만… 어떻게 서두를 떼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모를 사람은 모르시겠지만 제가 하는 일이 “140자”안에서 한 호흡을 끝내야 하는 일이기에 사실 장문의 글을 쓰는 능력이 감퇴되어서 이렇게 암담한 기분으로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걸 떠나서, 일단 리뷰를 하겠다고 집어 든 앨범이 JAZ 혹은 JAZZY IVY A.K.A. 슈퍼맨 아이비 or 각나그네(알려진 이름만 네개…) 의 신보 라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입니다.
제 귀는 각나그네에서 멈춰 있는데, 헤드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재지 아이비의 음악이라는 것에서 오는 괴리감. 소위 말하는 “다이나믹 듀오보다 씨비매스가 더 좋았어 ㅆㅂ 비록 커빈은 잣 같지만” 이라는 상황에 부딪힌 거죠.
사실 이 음반은 진작에 리뷰를 끝냈어야 했지요. 위드블로그를 통해 받은 음반이기 때문에 날짜를 지켜서 리뷰를 할 의무가 있었습니다만… 그 의무감에서 오는 압박마저 뛰어넘는 난감함에 리뷰를 좀 미뤄두었습니다. 
그 결과!!! UMC/UW 의 신보는 물론, 심지어 가리온 2집 리뷰 마저도 진행하지 못한채 제 블로그를 외면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형 미안해…
뭐 그런 고로, 더 이상 미룰 수도 없고 일단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아아 난해 하다.
표지부터 난해해.

오랜만에 앨범을 들고나오는 뮤지션에는 세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1.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질 것이 없는, 몇년만에 들어도 역시 XXX 라고 말할 만한 뮤지션
ex. 가리온 / MC몽

2. 어떤 방향이라도 음악적 성취, 깨달음을 가지고 돌아오는 뮤지션
ex. VJ / 데프콘

3. 인생, 삶, 철학에 대한 깨달음을 가지고 돌아오는 뮤지션
ex. 키비 / DT

뭐 좀 억지스러운 분류라는 건 인정.

아무튼 대애충 저렇게 신보를 분류 해 볼 때, 1번이나 2번 같은 유형은 이미 귀에 익숙한 음악이기 때문에, 혹은 그 음악에 익숙해 지기만 하면 듣는데 큰 무리는 없습니다. 하지만 3번의 경우라면 청자의 입장에서 곤란합니다. 매우.

삶과 철학의 문제로 넘어가면 그 삶이나 철학에 영향을 미친 사건에 대한 설명 없이는 그 변화에 깔린 배경을 이해할 수도 없고, 그 배경에 대한 이해 없이 그 변화를 소화해 내기가 여간 곤혹스러운 것이 아닙니다.

3번 부류로 예를 든 키비나 DT의 경우, 그 깨달음에 대한 배경이 비교적 많이 알려진 편입니다. 소년에서 성인이 되고, MC에서 사장님이 된 키비나 듀오에서 솔로가 되고, 총각에서 유뷰남이 되고, 할머니의 죽음을 겪은 DT의 경우 그 변화에 대한 배경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음악에서 느껴지는 급격한 변화를 청자들이 수용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 재지 아이비 아저씨는 그 배경에 대한 어떤 설명을 어디서도 구할수 없고, 그 결과 저같이 각나그네 시절에 머물러 있는 사람에겐 선뜻 손을 내밀기 힘든 앨범이 되는 것 같습니다.


객관적으로 들었을 때, 힙합 리스너들에게는 충분히 흥미가 있을만한 음반입니다. 조금 루즈 하게 느껴질 수는 있겠지만 재지 아이비라는 뮤지션의 음악적 색깔을 감상하기에는 아쉬움 없는 앨범입니다. 루즈하다는 것도 곡과 곡 사이에 텀이 없는 그의 앨범 구성의 특성에서 나온 의도적 루즈함이지, 음악 자체가 지루하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특히 2번 트랙의 yadan 에서 느껴지는 아프리칸 비트의 신선함이라던가, 6번 트랙 Lady Lady 의 위트 넘치는 비트와 가사는 각나그네니 수퍼맨 아이비니 재지 아이비니 하는 고민 없이 그냥 듣는것 만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습니다. 


제 글이 이 전의 각나그네나 수퍼맨 아이비를 모르는 분들이 재지 아이비의 음악을 접하는데 선입견을 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 분들을 위해 이번 앨범을 리뷰한 다른 분들의 글을 링크 해 드립니다.


다른 리뷰는 http://withblog.net/campaign/892/post 이 곳에서 더 보실 수 있습니다. 각나그네, 수퍼맨 아이비에 대한 이야기들도 물론 다른 분들의 리뷰에 충분히 나와 있습니다.


이 앨범의 가치라면 순수한 의미에서 “한국 MC가 탈 한국화 한 증거” 라는 것에 가장 큰 의미를 둘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뭐 어떤 그룹의 멤버가 되었네 어쩌네 하는 걸 제 블로그에 쓸 정도로 구질구질하게 굴고 싶은 마음은 없고, 음악 자체가 한국 사람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다는 것…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저처럼 한국 힙합을 위주로 들어온 사람이라면 약간의 거부반응이 있을 수도 있겠고, 외국 힙합도 같이 듣는 분이라면 한국에도 이런 뮤지션이 있었네? 하는 신선함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JAZZY IVY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은 분은 위키백과의 JAZ 페이지 또는 JAZ의 블로그를 방문 해 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번 앨범의 보도자료(아마도 JAZ의 전언)를 마지막으로 리뷰라기 보다는 저의 수준낮음을 고백한 글을 마무리 지으려 합니다.
‘ILLVIBRATIVE MOTIF,’강렬한 자극으로 이끌린 예술적 충동을 뜻합니다. 2월 14일서부터8월 6일까지 서울과 호흡하며 매 숨마다 묻어 나오는 찰나의 진실된 감정들을 노트위로 두루게 뿌리고 주변에 흩어진 고민의 흔적들을 몰입적인 사고를 통하여 하나의 결정체로 옮겨 담은 작품 입니다.

이른 새벽녘부터 벌어지는 백지장과의 정면승부, 자연을 가슴으로 헤아리고 삶을 이루는 주위 생명들과 소통을 나누며 스스로를 재발견하는 깨달음의 온도를 다른 심장들 또한 느낄 수 있게 173일의 시간, 그저 삶의 흐름 앞에 예의를 갖추고 직감만을 믿고 자신의 색감을 찾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내뱉었습니다. 

매일 넘나드는 현실과 비현실의 세계, 밤낮으로 펼쳐지는 내면의 치열한 반란 그리고 그 균형을 찾고자 건설과 붕괴를 반복하며 기준 값을 알아내려는 중용의 인내심, 그 미명한 꿈틀거림까지 생생히 담아내기 위해선, 흔들림 없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습니다. 살아 뛰는 영혼의 진동, 그 원초적 영감, 과정 속 영감 그리고, 마지막 내뱉음까지 나란히 함께 필사적으로 정수를 내뱉은 VINICIUS와 함께 그려낸 16 트랙, 마음을 다하여 서울에게 바칩니다.


아, 이 앨범이 서울에 바치는 앨범이라는 것을 이제야 알았네.

아래는 보너스!!

각나그네 때의 음악 중 비교적 널리 알려진 “사랑이 있는 곳에 나있네” 동영상.
강산에 씨의 피쳐링으로 더 유명한 곡이기도 합니다.
잘 보면(사실 슬쩍 봐도) 지금은 꽤나 유명해진 MC들의 어린시절 모습들을 여기저기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제가 괴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이해 하시겠나요??)
Written by 꽃수염 aka Pedro


[ 네이버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은 네이버 블로그 이웃 추가하기를 클릭해서
제 블로그를 네이버 이웃으로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


Be the first to comment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