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들이여, 언제까지 환경 탓만 하고 있을 것인가?


요즘 음반시장은 불황이다 못해 바닥을 벅벅 긁고 아래로 파고 들어가고 있다. 국내 최대 힙합관련 커뮤니티라는 모 사이트에 들어가보면 ‘이 불황에 1,000장을 팔았다’라는 글을 앨범 홍보에 이용하고 있기도 하다.

음반 불황의 언더그라운드 힙합씬에서는 찾아보기 힘든1,000장의 판매고를 올린 그들!
(뭐 다른 의미가 있는 건 아니다. 그만큼 현재 상황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것이지.)

하, 아무리 비주류라는 힙합이고 그중에 마이너라 볼수 있는 언더그라운드 앨범이라지만 1,000장 판 것이 홍보에 이용될 정도였다니. 그러나 이것이 사실이고 현실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다.

사실 힙합팬들의 충성도는 꽤나 높은 편이고, 여중, 여고생들에 비해서 경제적으로도 풍족한 사람들이 많으니 자기가 좋아하는 팀의 앨범이 발매되면 구매하는 비율이 꽤 높다. 다른 가수들에 비해 팬들의 순도로 따지자면 상당한 고퀄리티의 팬들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만, 그 ‘고퀄리티 팬들’의 숫자를 다 합쳐봐야 대여섯명씩 우르르 나오는 그룹들 온라인 팬클럽 하나 숫자만큼이나 될까.

현재 힙합 최대 커뮤니티 사이트로 알려진 힙플 에서 공개하고 있는 회원수 : 144,549
동방신기의 멤버, 훈남 믹키유천군의 개인 팬카페 회원수 : 364,030
▲진심으로 훈남이라고 생각한다. 비꼬는 것 아니다. 혹시라도 검색으로 온 동방신기 팬분들, 절대 나의 진심을 오해하지 말라.

택도 없구나.

사실 경제력이 어떻고 충성도가 어떻고 해봐야 이런식의 비교를 하면 힙합씬만 초라해 질 뿐이고, 일단 하고픈 얘기를 해보겠다.

솔직히, 힙합은 이대로는 안 팔린다. 힙합가지고 돈 못번다.

깔테면 까봐라. 단, 논리적으로 까봐라.
힙합앨범, 무슨수로 팔래?

힙합그룹중에 꽃미남이 있길 한가, 아니면 S모 기획사 처럼 물량 지원을 해 주는 기획사가 있길한가. 거기다가 가사는 ‘조낸’ 가사집 보며 들어도 뭔소린지 들리지도 않고, 여중고생의 가슴을 찡하게 만들 아리따운 사랑노래보다 Jot, Yeot, sip 들어가는 가사만 쏟아져 나오고.

그나마 언더 힙합 앨범은 어지간한데서는 팔지도 않아. 거기다가 힙합 좀 들어보자고 ‘MC몽 너무 좋아요♡’ 네이년에 올리면 무서운 아저씨들이 ‘박순희’ ‘깝치지 마라’ 아주 순진한 어린애 하나 BS으로 만들어 놓는데.



지금 힙합은 과장 조금 더 보태면 고인 물이고 썩은 물 아니겠는가.
이건 다 ‘자칭’ 힙합 좀 들어본 힙합매니아들이 만들어 놓은 엿같은 환경이다.

대형 기획사 들어가면 욕. 대형 기획사에서 힙합그룹 내놓아도 욕.
앨범이 약간만 대중적인 취향으로 흘러도 욕.
묵직한 중저음에 무거운 비트, 마초 스타일의 MC만이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이상한 동네.
일단 힙합이라는 애는 사는 동네부터 구려.

자, 그럼 동네이야기 그만하고 이제 MC들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보자.

일단 한국에서 힙합을 한다고 결심한 것 자체가 이 ‘지저분한’ 동네에 살겠다고 제발로 찾아들어온 것 아닌가. 그러면서 MC들은 허구헌날 신세타령이다. 물론, 고달프겠지. 힘도 들겠지. 계속 쌓이다보면 엿같겠지. 하지만, 그런것도 각오 안하고 이 바닥에 뛰어들었다는 말인가?

남들 다 MP3 욕 한다고 너도 욕하고 나도 욕해. 아니, 솔직히 MP3 없었다고 해도 힙합앨범이 얼마나 더 팔렸겠냐구요. 봤잖아 아까. 우리나라 최대 힙합 커뮤니티 회원이 앨범 전부 다 사줘도 15만장도 안돼. MP3 때문에 힙합씬이 이모양이 된건 아니라는 이야기다. 물론 나쁜 상황을 더 힘들게 몰아가는데 일조를 한 건 사실이지만 MP3가 근본적인 원인은 아니라는 이야기. 그러니까 MP3 욕 그만하라고.

분명 환경은 좋지 않다. 힙합이라는 문화가 이 나라에 싹을 틔운지 어느덧 10년이 훌쩍 넘었다.
그 사이에 수많은 힙합그룹이 생겨나고 또 사라졌다. 그러나 음반을 팔아서 돈 좀 만진 힙합그룹은, 진짜 관대한 시야로 보아도 열손가락을 다 못채운다는데 이의제기 할수 있는 사람은 없을 거라고 생각한다.

환경을 탓하지 말자. 신세한탄 그만하자. 다 알고 들어온 이 바닥이다.
우리나라엔 MP3가 많은 만큼 온라인 음원 판매처도 많다. 싸X월드 음원판매량이 전세계 2위라더라.
컬X링 서비스도 있고, 모 영화배우는 OST 대박나서 돈 좀 만졌다더라.

신세한탄 하기 전에 음악의 퀄리티를 높이고, 우물안에서 뭉개지 말고 노래 기깔나게 부르는 가수들 앨범에 피쳐링도 좀 해주고 피쳐링 받고(이건 요즘 많이 늘었더라.) 타겟을 15만명에 맞추지 말고 전국 수십, 수백만의 ‘노멀’ 한 귀를 가진 대중에게 맞춰야 하지 않겠는가?

이거 못하겠으면?
징징대지 마라.

 

글을 쓰다보니 ‘본의로’ 글이 과격해진 경향이 좀 있습니다. 물론, 그들의 어려운 처지를 생각하면 이런 한탄들이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고인 물은 점점 썩기 마련입니다. 한국 힙합은 온갖 고난과 역경을 헤치고 이만큼 성장했으며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합니다. 하지만 잠재력은 어디까지나 잠재력일 뿐입니다. 변화의 흐름에 발맞추지 못한다면 발전도 없으리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힙합음악을 하는 사람, 제작하는 사람, 듣는 사람 모두가 생각을 조금씩 바꾸면 머지않아 ‘마이너’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피이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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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현실이 어두워도 갈수록 성장하는 MC 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생각해보면 역시 일부 리스너들이 만든 환경이 아닐까 하네요 ..

    • 어느 한쪽에 모든 책임을 전가할수는 없을것 같아요. 이렇게까지 무너져 버린데는 모든 구성원(뮤지션, 음반회사, 리스너…)들이 책임을 회피할순 없겠지요.

  2. ‘답답한 공간속에서 깨달은 중요한 답 하나
    상황을 탓하지마, 네 자신을 탓하라!’
    팔로알토의 가사가 생각나는 군요

    • 그래도 요즘 언더 MC들은 마인드가 제대로 된 사람들이 많은것 같아서 다행입니다. 그들도 언제 물들지 모르겠지만… 그 열정과 의지가 계속된다면 ‘성공’을 거두는 MC들도 늘어나겠지요.

  3. 그래도 요즘은 앨범이라도 낼 수 있는 환경인것 같은데요~
    앨범조차 낼 수 없는 환경에 모여서 1999 대한민국 앨범 낼 때도 있었는데..ㅜㅜ

    • 네. 요즘 앨범 내기는 예전보다 훨씬 쉬워진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 언더그라운드 MC들은 소규모 레이블을 통해 제법 많은 앨범들을 발매하고 있죠. 다만, 그 앨범들이 팔리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아마 제기억에 1999 대한민국 앨범은 꽤 많이 팔렸을 겁니다. 저도 테이프로 99,00 앨범 천리안 버전으로 다 소유하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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