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생활을 마치며


7개월간의 주부생활을 마쳤습니다.
2개월 예정이었던 퇴사후 주부 생활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점점 늘어나더니 마침내 만 7개월을 정확히 채우고서야 끝이 났습니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디메이저로 복직 했습니다. 아니 복직이라기 보다는 재입사가 정확한 표현이네요.

지난 7개월 동안 취업과 관련해서는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간단하게 요약하자면,

취업은 누구에게나 쉽지않다.

경력직이라고 쉬운게 절대 아니더라구요.  여러곳 면접을 보고, 정말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이러저러한 이유로 결국 7개월을 쉬게되었고, 마음을 다잡고 디메이저에 재입사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본격적으로 7개월 간의 주부생활을 겪고 난 후의 변화에 대해 이야기 해 보겠습니다.

우선, 가장 큰 변화는 요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 입니다. 아직 프로페셔널 주부 같은 요리실력은 아니지만, 간단한 한끼를 위한 요리는 꽤 다양하게 할 줄 알게 되었습니다. 된장찌개나 강된장, 파스타, 볶음밥, 각종 볶음류 등등… 비록 밑반찬은 주로 사다먹거나 어머니 댁에서 가져다가 먹었지만, 어쨌든 와이프가 없이도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다음으로는 기타 집안일의 프로세스를 익히게 되었습니다. 빨래를 해야 하는 텀, 분리수거 요일 등 일정에 대한 부분은 물론, 빨래 종류별 세탁기 사용법, 효율적인 청소를 위한 동선 등등을 익혔습니다. 주부생활 끝물에는 다 귀찮아져서 게을리 하긴 했지만…



그리고 변화라기 보다는 개선사항으로는 이전 보다 조금 더 페미니스트에 가까워 졌다는 점 입니다. 단기간이나마 주부로서, 즉 사회적으로 대한민국 여성에게 주로 기대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되면서 참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직접적인 성차별 같은건 겪지도 않았지만 대부분의 가정주부들이 집안일을 하면서 겪게되는 경험만으로도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기엔 충분했습니다.

맞벌이를 할 때, 스스로 평가한 와이프와 저와의 집안일 분배 비율은 7:3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 그 시절의 집안일 분배비율을 평가하자면 9:1 정도? 집안일이라는게 생각보다 보이지 않게 수고가 들어가는 부분이 많더라구요. 요즘 대부분 맞벌이를 하게 되면서 남성들도 집안일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아진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도 대부분의 유부남들이 집안일을 나누어서 하고 있다고 이야기 하고요.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집안일에 대한 오너십은 여성이 가지게 되고, 남성들은 수동적으로 시키는 것 위주로 하게되는것 같습니다. 집안일이라는게 오너십을 가지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굉장히 많은데 수동적으로 참여(집안일을 도와준다)하는 입장이라면 본질적인 문제점들에 대해 느끼긴 어려울테죠.

그리고 중요한 포인트는 “끼니”를 챙기는 일이 정말 부담도 크고 신경쓸 것도 많은 일이더라구요. 집안일을 같이 하는 남편이라도 직접 끼니를 챙기는 경우가 흔하진 않잖아요? 아마 두 달 정도만 남편이 직접 끼니를 챙기는 것을 책임져 보신다면 여태까지 본인의 집안일 기여 비율에 대한 평가가 좀 더 낮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게다가 저는 아직 아이가 없는 관계로 육아는 경험해 보지 못했지만 육아까지 함께 포함된다면 남성의 집안일 기여도는 훨씬 낮아지겠죠.

결론은, 그래서 여성이 가정 내에서 겪게되는 여러가지 문제점 들에 대해 좀 더 이해를 할 수 있게 되었고,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졌습니다.

본의 아니게 7개월이나 주부생활을 하게 되면서, 가정에 대한 경제적 기여도가 낮아지고 덕분에 내집마련의 목표도 멀어지고 임신출산에 대한 계획도 틀어지는 등 많은 변화를 겪게 되었지만, 마냥 아깝게 보내기만 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최소한 이젠 집안일을 돕는 남편이 아니라 집안일을 하는 남편이 될 수 있을것 같으니 그것만 해도 나쁘지 않은 변화인 것 같습니다. 전업주부 정승화의 삶은 마무리 되었지만 남편 정승화의 삶은 앞으로도 계속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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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 안녕하세요, 최다함 님 🙂 혹시나 해서 IDD Directory 찾아보니까 성함이 있네요. 저는 기획4그룹 기획1팀입니다 ㅎㅎ 같은 회사 분과 블로그에서 먼저 인사나눠보긴 처음인 것 같네요. 온라인(특히 블로그)의 아이덴티티랑 실제랑 차이가 좀 있어서 어색하지만 나중에 뵈면 인사 나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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