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일기 : 1. 전동 드릴은 사지 마오.


부제 : 너희 오빠는 DIY를 좋아하지 않아요.

9월 7일에 인천 계양구 효성동으로 이사를 했습니다. 저는 원래 인천사람이었지만 직장생활을 하면서 서울에서 쭉 혼자 살다가 결혼하고 신혼집도 서울 봉천동에 얻었는데, 와이프가 인천으로 취업을 하면서 저도 함께 인천으로 리턴을 했습니다.

다른 신혼부부들과 마찬가지로 저와 와이프도 처음 신혼집을 구했을 때, 신혼집 인테리어에 관심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이전 봉천동 집은 평수도 작고 여러가지 문제로 암막 커튼과 오래된 화장실 수리 외의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사실 저는 현실에 금방 수긍하는 성격이라 그냥 그대로 만족하면서 살았는데, 와이프는 그렇지 않았던 모양입니다.

효성동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이런 저런 인테리어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안방에 침대가 뙇!!! 화장실 코팅 공사가 뙇!!! 부엌엔 타일 스티커가 뙇!!! 점점 그동안 억눌러왔던 인테리어 본능이 폭발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 올것이 오고야 말았습니다.
바로

암막커튼!!!

봉천동에서도 전동 드릴로 낑낑대며 안방에 암막커튼을 치느라 고생했던 적이 있었는데, 또 다시 암막커튼이 등장했습니다.

전동 드릴은 예전에 천장 부착형 빨래 건조대를 설치하기 위해 구입했는데, 이후로 어떤 역할을 하게 될 지 몰랐었죠. 수납상자도 조립하고, 거울을 달기위한 못도 박고 정말 다용도로 사용했습니다. 심지어 벤네 집에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아무튼 이 전동드릴 덕분에 평생 박아본 나사보다 더 많은 나사를 지난 일년간 박았는데, 드디어 또 전동드릴을 사용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녹록치 않은 암막커튼.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번 커튼봉과 지지대는 누비지오라는 곳에서 구입했는데, 봉천동에서 설치했던 것 보다 설치가 훨신 간편한 형태였습니다. 한 30분 만에 하나를 뚝딱 설치할 수 있었습니다.

누비지오 커튼봉누비지오 커튼봉 누비지오 커튼봉 누비지오 커튼봉 누비지오 커튼봉[누비지오 커튼 봉 설치]

스스로 손재주가 있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사실 이 정도의 설치나 조립은 그럭저럭 하는 편 입니다. 톱질이나 못질도 좀 해 봤고, 수도꼭지(수전), 샤워기, 변기 커버 같은 것은 직접 설치 할 수 있는 수준으로 대한민국 남성 평균보다는 좀 나은 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제가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엄두가 안나는 것은 전등 설치입니다. 와이프는 레일등 같은 전등에 대한 로망이 있는데 가끔 등을 살테니 설치하자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이번엔 거실과 방의 등을 인터넷으로 주문 해 놓은 상태입니다. 나사를 박거나 간단한 조립은 곧 잘 하는 편이지만, 전기에 대한 지식은 전무하기 때문에 사실 등은 어떻게 달아야 하는지 걱정입니다. 일단 주문한 등이 도착하면 다는 방법을 알아볼 생각이긴 합니다만, 아무래도 자신이 없기도 하고 아마 조명가게에 설치비를 드리고 달게 되지 않을까 싶네요.

JAYA 전동 드릴 매직 몽키 렌치 수동 드라이버와 렌치 세트 칼브럭[하나둘씩 모으다보니 어느새 라인업을 갖춘 각종 공구들]

이런 일을 제법 즐기는 저도 자신이 없는 분야가 있는데, 사실 남성들의 상당수는 이런 경험이 거의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하다 보면 실력이 느는 분야이긴 합니다만 역시 부담스러운 사람들이 있겠죠.

와이프가 주로 참고하는 인테리어 블로그들을 보면 대부분 여성들이 운영하고 있는데, 상당수의 블로그에서 실제 작업은 남편 혹은 남자친구가 진행하더라구요. 이런 일을 전혀 못하는 사람이 그런 작업들을 할 것 같진 않고, 남편이나 남친도 이런 류의 일에 취미가 있는 사람들일겁니다.

하지만, 그런 블로그를 보고 DIY를 시도하는 사람들 중에는 분명히 본인이 아닌 가족이나 지인에게 부탁하는 사람들이 있겠죠? DIY로 각종 소가구를 조립하고 설치하는 것이 남들이 하는 것을 볼 때는 쉬워 보이지만, 막상 직접 하려면 힘도 꽤 들고 시간도 많이 소요됩니다. 그리고 막상 시도했는데 실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입니다. 특히 페인트 칠이나 벽지 같은 전문가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초보가 할 수 있는 수준이 절대 아닙니다. 사실 인테리어 블로그에서도 주변 지인들을 며칠동안 불러서 작업을 하는 이야기가 올라오는 경우가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리 좋게 보이지 않더라구요.

모든 남자들이 드릴을 다룰 줄 알고, 못을 박고 조립하는 것을 즐기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그런 공구를 태어나서 처음 보는 사람들일겁니다. 칼브럭이니 젯소니 마스킹 테이프니 하는 용어도 생소할거구요. 그런데 블로그에 올라온 글을 보면 다들 집에서 뚝딱뚝딱 하니까 아무렇지 않게 남편이나 남친에게 해달라고 부탁을 하고, 또 상대방은 부인이나 여자친구가 부탁하니까 거절하지 못하고 시도했다가 벽에 못구멍만 잔뜩 나고 몸살 나는 그런 상황이 꽤 많다고 합니다.

이케아가 한국에 들어오고 인터넷으로 구입하는 저가형 가구들 중에 직접 조립해야 하는 반제품이 늘어나다보니, 요즘 소가구 반제품 조립정도는 못하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이긴 합니다만 모든 사람은 잘하는 분야가 있고 못하는 분야가 있는 법입니다.

특히 신혼부부들에게 하고싶은 말이 있습니다.

남편분은 본인이 자신이 없다면 ‘전동드릴’은 사지 마세요. 전동드릴이 있으면 여러모로 각종 조립이 수월해 지는데 사실 이 전동 드릴의 구입이 DIY의 시작입니다. 집에 전동 드릴 하나 쯤 있으면 폼도 나고, 다용도로 쓸모가 많을 것 같아 전동드릴을 구입하는 분들이 꽤 있는데, 그게 시작입니다. 괜히 장비병이 도져서 구입하고 나면 앞으로 각종 반제품 조립이나 설치해야 하는 소가구의 구입 빈도가 높아질겁니다.

그리고 부인 되시는 분… 당신의 오빠는 사실 그런걸 좋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요. 남들은 되게 뚝딱뚝딱 잘하는 것 같죠? 천장에 빨래 건조대를 달기 위해 해머 드릴로 시멘트 천장에 구멍 뚫어서나사 몇 개 박아서 고정 시키는데 한 세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레일형 커튼을 다는데도 두시간 가까이 걸렸구요, 작은 나사 아홉개 박아서 설치하는 커튼봉 다는데도 30분 넘게 걸렸습니다. 합판 수납박스 세개 조립하는데도 30분 넘게 걸렸던 것 같네요. 아마 손재주 없고, 취미 없는 분이 처음으로 시도하는 거라면 수납박스 나사 조립하다가 합판 부서지고, 천장에 드릴로 구멍 뚫다가 눈에 부스러기 들어가서 결막염 걸릴 확률이 꽤 높습니다.커튼 봉이 기울어지게 달리는 것 정도는 애교죠. 그런 것 못한다고 남자가 그런 것도 못하냐고 면박 주지 마세요. 요리 못하고 청소하기 싫은 여자만큼 이런 거 싫어하고 못하는 남자도 많습니다.

가구 조립이나 설치가 비싼덴 그만한 이유가 있습니다.

[ 네이버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은 네이버 블로그 이웃 추가하기를 클릭해서
제 블로그를 네이버 이웃으로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


1 Comment

  1. 누비지오 커튼봉으로 어렵지않게 설치하셨다니, 제가 다 기쁘네요!
    누비지오 암막커튼과 함께 아늑한 실내 분위기 연출하세요♡

댓글 남기기

This site uses Akismet to reduce spam. Learn how your comment data is process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