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그리고 사람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올해 초 승진과 함께 팀장 발령을 받아서 팔자에 없는 팀 매니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에이전시들에서 발생하는 일이지만, 작년 말 에서 올해 초 까지 저희 회사에서도 대규모 인력의 턴오버가 있었습니다. 그 바람에 기획팀에는 매니저 기근이 발생했고, 결과적으로 제가 승진을 하면서 팀장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대리에서 과장으로 승진하면서 바로 팀장이라니… 사실 연차가 좀 모자라긴 했지만 턴오버도 심하고, 회사 돌아가는 분위기 상 과장 승진에 대해서는 기대하고 있었습니다만, 팀장까지 맡길 줄은 몰랐습니다. 사실 지금도 윗분들의 의중이 궁금하긴 합니다. 막 과장을 단 놈에게 어떻게 팀을 맡기실 생각을 하셨는지…

워낙 정신 없던 시절이라 처음 팀 셋팅 할 때 인원이 몇명이었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네요. 제 기억으로는 사원 두 명에 다른 팀에서 빌려온 사원 한 명. 그리고 인턴 한 명 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팀이 지금은 팀원 일곱 명에 인턴 두 명, 저까지 총 10명의 거대한 팀이 되었습니다.

갑작스럽게 팀 규모가 커지다 보니, 몇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팀장의 역량… 대리까지 거의 혼자 일하는 것에 익숙해 있다가 겨우 한 두명 정도 같이 일해본 것이 다였는데, 갑자기 팀장이 되고 제가 책임감을 가지고 대해야 하는 인원이 늘어나다보니 저는 대 혼란에 빠지게 됩니다.
(사실 지금도 그 혼란이 마무리 되진 않은 것 같습니다)

기존의 멤버들과 새로 합류한 멤버들 / 인턴을 거쳐 합류한 멤버들과 경력직으로 영입된 멤버들 간에 큰 문제 없이 업무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요즘도 관리자로서의 역량에 대한 부분은 큰 고민거리 입니다.

현재 팀의 상황은 관리가 잘 되고 있다기 보다는 팀장의 부족함을 팀원들 간의 좋은 케미와 상호보완으로 채우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짧은 기간동안 팀의 인원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업무에 대한 부분은 거의 전부를 팀원들의 역량에 기댈 수 밖에 없었고, 저는 개인적으로 팀원들 관리 위주로 팀을 꾸려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8개월 정도 지나고 나니까 저만의 팀원 채용 기준이 생기더라구요.

Team

[공통] 사람을 뽑기 전에, 포지션을 먼저 결정

  • 어떤 어카운트를 담당할 것인지
  • 해당 어카운트에서 어떤 역할을 담당할 것인지
  • 어떤 업무를 맡길 것인지
  • 기존 어카운트 멤버들과의 상하관계는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너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막상 인력이 모자라서 급하게 사람을 뽑을 때 이 부분을 간과하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 사람을 팀에 새로 들일 때, 만을 고려하게 될 때가 많은데, 사실 팀의 입장에서 보면 일을 잘하는 사람이 꼭 좋은 팀원이 되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새로 합류하는 팀원이 팀에서 어떤 포지션에 위치할 것인가는 정말 중요합니다.

[경력직] 팀의 역량을 늘릴 수 있는 사람

  • 개인의 능력이 뛰어난 사람 보다는 팀의 능력을 키울 수 있는 사람
  • 팀이 현재 가지고 있지 못한 기능을 채워 줄 수 있는 사람
  • 업무적으로 단점이 적은 사람보다는 명확한 장점이 있는 사람
  • 나쁜 소문이 없는 사람

경력직의 채용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 해 본 적이 없습니다. 지금도 팀이 잘 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굳이 경력직이 그 자리를 채우지 않더라도, 신입 직원이 팀 내부에서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그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경력직 직원은 반드시 팀의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고, 팀을 한 단계 발전 시킬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합니다.



팀이 스트레스에 약하다면 터프한 환경에서 일했던 사람을, 커뮤니케이션 경험이 적다면 다양한 사람,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했던 사람을 뽑는 것이 목표입니다.

하지만, 위의 조건을 다 갖춘 사람이라고 해도 업계에 나쁜 소문이 있는 사람은 뽑지 않습니다. 사람에 대한 좋은 소문은 틀릴 수 있지만, 나쁜 소문이 틀리는 경우는 거의 없더라구요.

[신입] 팀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사람

  • 성격이 밝은 사람
  • 한 가지 뛰어난 장점이 있는 사람 보다는 특별한 단점이 없는 사람
  • 간절함이 있는 사람

사람을 뽑으면서 고민이 되는 경우는 대부분 신입 팀원을 뽑는 경우 입니다. 신입 직원은 어느 시점 까지는 특정한 업무 / 어카운트를 전담하기 보다는 기존 팀 멤버들의 일을 보조하고,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기존 팀 멤버에게 신입 멤버가 맞춰가면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성격이 밝고 단점이 적은 사람을 선호합니다. 명확한 단점이 있는 사람은 장점이 아무리 많아도 특정 업무나 특정 멤버와 트러블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팀의 입장에서는 선뜻 받아들이기 어렵더라구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신입 팀원을 뽑을 때 꼭 보는 것이 ‘간절함’ 입니다. 업계의 특성상 AE들은 일을 하면서 자존감을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사 안이나 밖 어디에서나 ‘을’의 입장에서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업무 자체의 어려움 보다 정신적인 피로도가 무척 높은 직업입니다. ‘업’에 대한 간절함이 없는 사람은 쉽게 나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 스스로도 간절함 없이 이쪽 업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하는 바람에, 초반에 많은 방황을 했습니다. 당시 제 멘토였던 분이 방향성을 잘 잡아 주지 않았다면 지금 이 업계를 떠났을 지도 모릅니다.

특히 주니어 시절에 ‘간절함’이란 빠르게 성장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공통] 내가 꼭 뽑고 싶은 사람

  • 내가 일을 함께 하고 싶은 사람
  • 이 사람에 대해 어떤 것이라도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사람
  • 이유 불문하고 끌리는 사람

다른 사람에게 쉽게 설명할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까지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기도 합니다. 팀원이 하는 일은 결국 팀장이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제 입장에서 기꺼이 그 리스크를 감수 할 수 없는 사람이라면 안뽑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제가 받아들일 수 있고, 책임 질 수 있다고 판단한 사람이라면 주변의 의견 보다는 제 판단을 믿는 편입니다. 일을 맡기려면 제 믿음도 맡길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다만, 마지막 항목은 그 동안 팀과 업무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세운 기준이기도 합니다. 이제는 저희 팀에 함께 고민과 책임을 나눌 수 있는 멤버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앞으로는 마지막 기준은 최대한 배제하는 것으로 생각 중입니다.

마치며

사실 팀 매니지먼트 경험이 많은 분들이라면, 팀원을 채용하는 것에 대해 자신만의 기준이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저는 워낙 경험이 일천하다보니, 나름의 기준이라는 것을 세우는데 꽤 시간이 들었습니다.

다행히도, 그동안 제 기준과 그 선택의 결과가 무척 훌륭해서 정말 좋은 팀원들과 함께 즐겁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팀원 채용과 관리에 대한 부분은 어느 정도 가닥이 잡혀가는 것 같습니다. 팀원 관리에 대한 부분은 함께 나눌 수 있는 믿음직한 대리급 인력들이 있으니, 그동안 자의반 타의반으로 팀원들에게 맡겨 놓았던 업무에 대한 관리에 더욱 신경을 써 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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