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률 선수 사망을 애도하며


오늘 믿지 못할 소식을 들었습니다. 당구선수인 김경률 프로가 35세의 나이로 자택에서 투신 했다는 이야기 였습니다. 아직 자살이라고 판명이 난 것은 아니지만, 자택 자신의 방 창문에서 추락했다고 하니, 아마도 투신 자살이 아닌가 싶습니다.

김경률 선수는 저랑 나이차이가 많이 나진 않지만, 저같은 당구 키드들에게는 이상천 – 황득희의 대를 이을 한국 쓰리쿠션의 수퍼스타로, 최성원과 함께 라이벌 구도를 이루던 모습이 기억에 많이 남아 있습니다. 한때 쓰리쿠션 세계랭킹 2위까지 갔었고, 현재도 8위, 9위 수준을 왔다갔다 하던 세계 톱랭커 였습니다.

황득희 이후, 수많은 젊은 프로들이 그의 아성에 도전했지만, 몇년 동안 꾸준히 결과를 낸 것은 김경률과 최성원 두 선수가 유이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 당구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선수 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위대한 선수가 요절했음에도 각종 매체에서는 몇 줄 안되는 기사 정도로 다루고 끝이네요. 당구 동호인들의 수가 어떤 취미랑 비교해도 적지 않을텐데, e스포츠 / 바둑 / 낚시 / 골프와 함께 단일 종목 채널도 있는 스포츠가 당구고, 그 당구 선수들 중에서 현재 국내 선수의 정점이자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가 요절했는데 이렇게 조용하다니 씁쓸한 기분입니다.

대학교 시절과 대학교를 졸업하고 몇년간, ‘당구’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당구장으로 달려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몇년 동안 설 연휴와 추석 연휴에는 친척들 보다 당구장 사장님을 더 자주 뵙던 시절이 있었죠. 그렇게 지낸 저에게, 우리에게 김경률 선수는 프레데릭 코드롱, 딕 야스퍼스, 다니엘 산체스, 토브욘 브롬달 등 세계적인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슈퍼스타중의 슈퍼스타였습니다.

이제 저도 나이를 먹어서 예전만큼 당구를 많이 치지는 않지만, 제 추억의 한 페이지가 이렇게 접히는 것 같아서 쓸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김경률



김경률 선수의 2010년 터키대회 우승 영상과 함께 글을 마무리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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