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포즈 대작전 :: 20140207


오늘, 아니 이제 어제가 되었네요. 아무튼, 2014년 2월 7일은 저 개인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하루였습니다. 얼마나 중요한 날이었냐 하면, 거의 한달만에 블로그 포스팅을 다시 쓸 정도로 중요한 날 이었습니다.

 

사실 여자친구가 상견례 전에 프로포즈 받고 싶다고 했는데, 내일(2/8)이 상견례 날입니다. 프로포즈는 해야 하는데 제가 디메이저에 입사한 이래로 가장 바쁘다고 느껴지는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기때문에 프로포즈를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상견례 전날이 되어서야 이렇게 프로포즈를 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오늘 제가 처했던 상황은 엄청나게 열악했습니다. 진행하고있던 프로젝트 중 하나가 갑작스럽게 방향이 변경되면서, 지난 일주일 가량 준비했던 것들이 수포로 돌아가고, 하루 안에 다시 제안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그 시간이 2월 6일 오후. 그래서 비상사태를 맞이하여 프로젝트 팀 전체가 철야회의를 하고, 밤을 샌 더러운 몰골로 D-Day를 맞이했습니다.

 

제 사정을 알고 있던 팀의 윗분들께서, 저를 퇴근시켜주시기 위해 궂은일 까지 다 떠안아 주신 덕분에 오후 세시경에 퇴근을 할 수 있었습니다. 과장님과 CD님께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아무튼, 그렇게 힘겹게 시간을 벌고, 제 방에 도착했을 때 저의 계획은 머리를 자르고, 목욕을 한 후, 여자친구 방을 꾸며놓고 여자친구가 퇴근해서 방에 도착하면 서프라이즈 프로포즈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집에 도착한 후 너무 피곤해서 잠시만 누워있겠다는 생각이 하마터면 제 인생을 날릴 뻔 했습니다. 잠시만 이라는 것은 눕기 전 저의 어리석은 생각이었을 뿐, 눕자마자 제 육체는 바로 멈춰버렸습니다.

 

그리고 일어난 시간은 다섯시 반이 넘었을 무렵… 여자친구는 여섯시에 퇴근인데?! 저는 미친듯이 샤워를 하고(목욕탕 안녕), 머리는 왁스로 대충 발라 넘기고(미용실 안녕) 정장을 챙겨서 나오다… 반지를 안챙겨서 다시 방으로 뛰어들어갔다가 나와 택시를 타고 여자친구네 동네로 향했습니다.

 

이동 중간에 여자친구의 상황을 체크 해 보니 마침 퇴근이 늦어지는 상황. 다이소에서 향초 열한개(지금도 왜 열개가 아니라 열한개 인지 모르겠음)를 사고, 근처 꽃집에서 장미꽃다발을 살 무렵…여자친구가 택시를 타고 퇴근 중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안돼!!! 왜 택시를 탄거야!!! 아직 편지도 써야 하고 할 게 얼마나 많은데!!!

 

장미꽃다발 포장이 끝나자마자 여자친구 방으로 달려갔는데 눈 앞에 정글의 법칙에서 볼만한 밀림이 뙇!!!

 

야!!! 청소 안하냐!!!

 

친한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제 책상도 안치우는 사람입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이 상태로 프로포즈 하는 것은 있을 수가 엄서!!! 그래서 미친듯이 방을 치웠습니다.

 

방 바닥에 초로 하트를 만들기 위해 바닥부터 싹 그냥 막그냥 확 아주 확그냥 치우고, 사온 향초를 뜯는데



 

다이소 이 ㅅㅂㄹㅁ!!! 천원짜리 향초를 뭐 이렇게 튼튼하게 포장을 해 놨어!!!

 

포장재에 손 세번 정도 찔려가면서 포장을 다 뜯어서 하트 모양으로 배치를 한 후(향초는 열개만 써서 한 개 남음요)에 옷을 정장으로 갈아입었습니다. 이제 꽃도, 반지도, 촛불도 있으니까 불 붙이는 타이밍만 맞추면… 이 아니라

 

편지이이이이이이!!!!!!!!!!!!!!

 

편지지를 꺼내서 플러스펜 촉이 닳아 없어질 속도로 편지를 쓰고 나니 여자친구가 택시 내린다며 저녁 먹게 나오라고… 뭐?! 난 여기서 촛불 켜야 하는데 어딜 나가… 촛불 켜놓고 나가면 집에 불나 ㅠㅜ

 

결국 최후의 보루인 “배아파”신공을 썼습니다. 나 배아프니까 일단 방으로 오라고… 흐규흐규…

 

렇게 향초에 불을 붙이고, 불을 끄고 기다리니 곧 여자친구가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오다가 정말 티가나게 억지로 놀란듯한 표정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에이 씨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망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하지만 정말 고맙게도 이내 진심으로 감동 해 주더라구요. 이렇게 급조된 프로포즈라도 편지낭독 타임이 나름 애틋했나 봅니다. 아주 잠시였지만 눈물도 살짝, 아주 살짝 보여주셨네요.

 

… 하아.

 

이렇게 우여곡절 끝에 프로포즈를 하고, 결혼 승낙을 받아내고야 만 것입니다.

 

예!!!

그리고 배가 고파진 커플은 아웃백에 가서 배터지게 고기 썰고

커플 마사지 받고, 방에 들어와서 각자 게임 했다는 행복한 이야기!
네, 저 8월에 장가 갑니다.
그 때까지 얼마나 많은 다이나믹한 사건이 있을지 많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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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ㅍㅎㅎㅎㅎ 이렇게 된거였군용~ㅋ
    전 프로포즈 안하면 상견례고 뭐고 암것도 진도 안뺄거라구 강하게(!) 얘기해서 2월에 프로포즈 받구 5월에 상견례하구 11월에 결혼했네용^^
    두 분 너무너무 축하드려요오오오오♥

  2. 흐흫 털님 수염님도 곧 유부유부남이네요!
    훈훈한 프로포즈대작전 후기 잘 봤어요. 여자친구님이 털님을 잘 아실테니 당연 진심으로 무한 감동 빠바방 샤랄랄라랄 하셨을 듯!! 8월에 식올리시는거면 소라씨 손잡고 가면, 구 블칵식구분들과 함께 만나는 만남의 장도 되겠네요. 미리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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