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자담배를 위한 변명

이전 글들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전자담배를 피웁니다. 금연을 할 자신도, 의지도 없지만 건강은 걱정 되기 때문에, 그냥 전자담배로 바꿨습니다.

전자담배도 몸에 안좋다느니, 전자담배가 그냥 담배보다 해로운 물질이 더 많다느니 하는 이야기가 많지만, 상식적으로 폐에 큰 타격을 주는 타르와 뇌세포 파괴의 주범이라고 할 수 있는 일산화탄소가 없다는 것 만 해도 그냥 담배 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요?

아무튼, 그래서 올해 6월 초 부터 전자담배로 돌아섰습니다. 2011년 쯤 전자담배를 피우다가 액상 누수의 문제로 그냥 담배를 다시 피웠는데 이번에야 말로 담배의 공포에서 벗어나보자는 마음이었지요.

전자담배로 바꾸고 난 후에 좋은 점이 참 많습니다. 타인에게 영향을 주는 장점으로는 담배의 악취를 풍기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네요. 이 앞부분은 커피숍 흡연실에서 썼는데, 다른 사람들이 피우는 담배연기 때문에 질식할 뻔 했습니다.(전자담배도 현행법상 담배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연구역에서 피우는 것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장점은, 위에도 적어놓았듯이 담배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되었다는 점 입니다. 흡연자들은 필연적으로 담배로 인한 건강상의 공포를 느끼게 되어 있는데(저도 쿨한 척 했지만, 사실 건강이 걱정되긴 했습니다.) 전자 담배로 바꾼 다음에 아주 약간의 공포를 제외한 상당부분 심리적 부담을 덜어냈습니다. 니코틴으로 인한 중독과 신체적 영향은 타르나 일산화탄소에 비하면 우습죠.

누수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카토마이저 덕분에 저의 두번째 전자담배 생활은 현재도 아주 만족스럽게 진행중입니다. 그리고 이런 저의 모습을 보고, 제가 다니는 회사의 동료 두 분도 전자담배로 바꿨는데, 그 중 한 분께서는 전자담배를 고를 때, 기기의 디자인을 굉장히 중요한 기준으로 두시더라구요. 사실 저는 무화량(연기의 양)과 편의성, 두 가지를 따지기 때문에 디자인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처음으로 전자담배를 접하는 분들 중에는 디자인을 중요시 하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생각해 보니, 저도 처음엔 그랬습니다. 저도 담배와 비슷한 디자인을 원했고, 담배만큼 작고 예쁜 전자담배를 한참이나 찾았습니다. 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현실적으로 담배 형태의 전자담배는 흡연자를 충분히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고, 결국 누구의 표현대로라면 ‘실린더 같은’ 전자담배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위 이미지의 블루 제품이 인기라고 합니다. 보시면 알겠지만, 디자인이 매우 훌륭합니다. 실제 사이즈도 담배 사이즈와 동일합니다. 제가 처음 전자담배를 알아 볼 때는 저런 사이즈의 제품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렇게 예쁜 디자인의 전자담배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 링크는, 페이스북의 박형신 님께서 올리신 포스팅 입니다.

https://www.facebook.com/hyoungshin.park/posts/676986975665481

특히, 이 사진을 보면 이 제품을 사고 싶어지죠^^; 하지만, 현실적으로 국내에 해당 제품이 정식 수입된다고 해도, 이 제품을 선택할 소비자는 많지 않을 것 같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은, 실린더 같은 괴랄한 디자인으로 판매되고 있는 국내의 전자담배 디자인에 대한 변명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1. 전자담배 액상 충전의 불편
전자담배는 장점이 많은 만큼, 단점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인 단점은 바로 액상 충전이 귀찮다는 점 입니다. 전자담배는 액체로 된 니코틴 용액에 열을 가해 기화시키는 구조로 연기를 발생 시키는데, 이 니코틴 용액을 교체하는 과정이 꽤나 번거롭습니다. 그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들 것 같기 때문에, 간단하게 결과만 말씀 드리자면, 그 결과 현재 가장 발전된 형태의 전자담배는 용액을 저장하는 카트리지와 연기를 내는 무화기(아토마이저)를 일체형으로 구현한 형태(카토마이저) 입니다.

사진의 제품이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은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는 저스트포그사의 맥시카토마이저 입니다. 제품의 중간에 투명한 플라스틱으로 된 공간에 용액을 충전하며, 용액이 소모될 때 까지 충전 없이 전자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블루의 디자인은 액상의 충전량이라는 점에서 카토마이저에 비해 경쟁력이 부족합니다.(물론, 블루 제품은 이 부분을 다른 방식으로 해결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는데 그 부분은 아래에서 설명하겠습니다.)

2. 배터리 용량의 부족
전자담배는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합니다. 그 말은, 배터리의 충전용량에 따라 연속 사용시간이 좌우된다는 이야기 입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그나마 충전이 용이한 환경이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 조금 자유로울 수 있지만 영업직 등 외근이 많은 사람들에게 배터리의 용량은 굉장히 중요한 문제입니다.

그래서 전자담배 제조사들은 충전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충전을 쉽게하는 장치를 마련하거나, 교체형 배터리를 채택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으나, 기본적인 방법은 배터리의 사이즈를 키워서 충전 용량을 늘리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일반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배터리의 용량은 650mAh 입니다. 대략 직경 1cm, 길이 5cm ~ 7cm정도의 원통형이죠. 배터리 용량에 따라 두께나 길이는 달라집니다.

다른 판매중인 배터리 사이즈와 비교했을 때, 현재 리튬이온 배터리의 수준을 고려하면 블루의 배터리는 아무리 높게 잡아줘도 300mAh 미만의 용량일 거라고 추정됩니다.(홈페이지 에는 정확한 스펙이 나와있지 않네요.) 이 정도라면, 헤비스모커는 약 두시간 정도면 배터리를 다시 충전해 줘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형 배터리는 PCC라는 케이스를 사용하는데, 블루 역시 PCC타입의 충전기 케이스를 판매합니다. 여러개의 배터리가 들어가는 플라스틱 답배갑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맨 위 사진의 커피잔 옆에 놓인 케이스가 바로 PCC 입니다. 여러개의 배터리를 휴대용 충전 케이스로 충전하며 사용하는 것으로 소용량의 문제점을 해결한다는 것인데, 케이스도 전자기기이기 때문에 파손의 위험이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 부분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한 부분이지만, 사이즈의 한계로 인해 충전용량이 작아짐에 따라 불편을 느끼는 사람도 꽤 많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3. 가격
사실 한국에서 블루가 성공하기 힘들것으로 예상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가격 문제 입니다. 블루는 액상(니코틴 용액)을 충전할 수 없는 1회용 카트리지를 사용합니다. 제조사의 설명에 따르면 카트리지 하나로 200~250회를 흡입 할 수 있다고 하는데, 순수하게 흡입 회수만 따지면 대략 일반 담배 한 갑 정도에 해당합니다. 카트리지 5개들이 1팩이 $12의 가격이니까 카트리지 1개의 가격은 한화로 대략 3천원 선 입니다.

이 정도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한국 담배와 비교했을 때도 가격경쟁력은 있어보입니다. (배터리, 충전기 등은 한 번사면 오랫동안 쓸 수 있기 때문에 초기 비용으로 잡는다고 가정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한국의 특이한 전자담배 과세 방식으로 인해, 이 가격 그대로 판매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다는 점 입니다. 한국의 전자담배에 대한 과세는 블로거 머피 님의 글을 참고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블루의 카트리지에는 존슨크릭사의 액상이 들어가는데, 이 액상은 한화로 30ml에 대략 2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카트리지의 용량을 보면 대략 1~1.5ml 정도가 들어가지 않을까 예상 되는데, 카트리지 하나당 1ml로 작게 잡았을 때, {액상 1ml의 원가(대략) 600원 +} 부가세 10%, 60원 + 기타담배류 관세 40%, 240원 + 담배 소비세 1ml당 400원으로, 단순 계산으로도 카트리지 하나당 최소 + 700원이 세금으로 붙습니다. (담배소비세가 1ml 당으로 붙는 다는 것이 웃음 포인트) 그러면 카트리지 1개의 가격은 약 3,700원이 됩니다.

일반 담배의 가격이 한국보다 훨씬 비싼 미국과 비교하면 카트리지의 심리적 가격저항은 더 커질것으로 생각됩니다. 미국에서는 그냥 담배 한 갑의 1/2 가격인 카트리지가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담배의 1.5배 가격이 됩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카트리지형 전자담배가 경쟁력이 없고, 저렇게 귀여운 담배를 생산할 생산자가 없는거죠.

사실, 한국에서도 blu와 유사한 제품을 구입할 수 있습니다.

스톰몰에서 판매중인 제품인데, 상단 카토마이저에 액상을 충전하는 형태 입니다. 배터리 용량은 180mAh, 액상 저장용량은 0.6ml 입니다. 배터리와 액상 모두 충전이 굉장히 번거롭습니다. 위 글을 꼼꼼하게 읽으셨다면, 배터리 용량이 얼마나 작은지, 액상 저장용량이 얼마나 작은지 감이 오실 것으로 생각합니다. (맥시 카토마이저의 용량은 1.6ml)

종합해 보면, 디자인이 예쁜 전자담배는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기적인 한계 + 불합리한 과세방식으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로 만드는 셈입니다. 수입을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이구요. 여러가지를 고려할 때, 블루가 국내에 수입되거나 국내에서 블루와 같은 전자담배를 생산하더라도 시장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글을 네시간째 쓰고 있는데, 제가 왜 이러고 있는 건지 모르겠네요. 아무튼, ‘한국에서는 왜 미국처럼 디자인이 예쁜 전자담배를 못 만들까’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께 설명하고 싶은 내용을 쭉 적어보았습니다. 우리나라가 미국만 못해서 못만드는 건 아니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고, 현재 시장 규모나 환경을 고려했을 때 이것이 최선이다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글이 이상해 졌어요.

마무리를 어떻게 지어야 할 지 고민했는데… 사실 한국의 전자담배 제품들은 일부 제조사들의 제품을 빼면, 거의 다 중국산이에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전자담배를 만든 곳도 중국이고, 현재까지 전세계 전자담배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것도 중국 업체들입니다. 전자담배 액상의 향료를 공급하는 것도 대부분 중국 업체구요.

아 몰라. 나 졸려.

 

 

위 배너를 클릭하시면, Veil 이라는 브랜드로 판매되고 있는 한국전자담배 제품을 구입하실 수 있습니다. 요즘은 기술력이 좋아져서 브랜드별로 크게 성능의 차이가 나는 것 같지는 않네요.

 

[ 네이버 블로그를 하시는 분들은 네이버 블로그 이웃 추가하기를 클릭해서
제 블로그를 네이버 이웃으로 추가하실 수 있습니다. ]


Be the first to comment

댓글 남기기